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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미래는 결국 '디스토피아' ?

by 최숲 2018. 9. 9.

저는 유발 하라리의 엄청난 팬입니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뿐만 아니라 유발 하라리의 추천 책들 ― 대표적으로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에다가, 그의 인터뷰 영상들까지 모조리 찾아볼 정도로 말이죠!




한국에는 저 같은 '유발 하라리'의 열성팬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유발 하라리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이라는 신작을 발표했는데 글쎄 이번 책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간되었지 뭡니까. 





번역이 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릴 필요 없이 새로운 책이 나오자마자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몹시 신나서 동시 출간이 되자마자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을 구입했습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다른 책들과 중복되는 내용 많아 실망스러워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21세기에 큰 이슈가 될 수 있는 21가지 주제 ― 일, 자유, 평등, 세속주의, 종교, 신, 교육 등 ― 에 대한 유발 하라리의 생각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유발 하라리의 다른 책들 보다는 술술 읽혔습니다. <사피엔스>나 <호모데우스>는 완독하기까지 사나흘의 시간이 걸렸는데,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은 몇 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그만큼 유발 하라리의 이번 책은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라리 교수님, 제가 당신 책을 너무 많이 읽은 건가요?ㅠㅠ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내용이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책의 내용이 유발 하라리의 다른 저서나 인터뷰 내용과 많이 중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책의 부제대로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새로운 의견을 접하고 싶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재확인하는 것에 그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저처럼 이미 유발 하라리의 다른 저서들을 모두 읽으신 분이라면 굳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유발 하라리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으신 분이라면, 입문서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를 먼저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김영사'야, 부제를 왜 이렇게 달았니


그리고 또 하나 실망스러웠던 것은 이 책이 부제와는 전혀 다른 내용을 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건 전적으로 유발 하라리가 아닌 "김영사"의 잘못입니다. 원서에는 부제가 따로 없는데, 김영사에서는 자의적으로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부제를 보고 자연스럽게 '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다보면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를 읽을수록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미 <호모 데우스> 라는 책을 통해서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이 출간된 지 일 년이 조금 넘었는데, 일 년 사이에 저자의 핵심 주장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 사실 더 이상합니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와의 연장선 상에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에서도 미래가 '디스토피아'처럼 묘사되는 것이 유발 하라리다운 책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괜스레 부제 때문에 '유발 하라리가 일 년 만에 미래에 대한 새로운 입장 정리를 한 건가?' 하는 기대감이 생겨버려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 대한 실망이 더 커져버린 것 같습니다. 책 제목이 훌륭하므로 굳이 부제를 달지 않는 것이 좋을 뻔 했습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발 하라리의 책은 언제나 옳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보다는 실망스러운 책이었지만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유발 하라리만큼 미래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는 학자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차산업혁명 이후의 미래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분이라면, 유발 하라리의 다른 책들과 더불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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