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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고용은 끝났다 일이여 오라!>│4차 산업혁명 일자리 감소는 위기 아닌 기회다

by 최숲 2018. 8. 19.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 아닌가요? 그런데 여기, 우리가 현재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진정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 명의 학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베르나르 스티글레르, 프랑스의 저명한 기술철학자입니다. 





베르나르는 우리가 '일'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고용'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일'이란 "무언가를 성취하면서 앎을 키워나가는 것"이면서 "그것을 습득하고나면 즉흥성, 새로운 해석 등을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용'은 '일'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무것도 배울 수 없고 창조할 수 없으며, 심지어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한 번 앞의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먹고 살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은 '일'이 맞나요? 


초기의 인류는 고용이 아니라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련의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의 세분화, 전문화, 표준화가 이루어지면서 진정한 의미의 일은 점점 사라지고 고용은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없는 고용된 상태에 놓여있고요. 


베르나르는 '고용'은 타파해야 할 대상으로, '일'은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그에게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용의 상태에 놓여있는 지금의 상황은 바뀌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다행히도 별다른 수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용의 사회가 일의 사회로 전환될 수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혁명, 다른 말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앞으로 고용 일자리가 거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 감소를 4차 산업혁명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해왔습니다. 그런데 베르나르는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감소가 본격화되면 고용의 사회가 빠르게 일의 사회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일자리 감소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자리 감소가 고용의 사회를 일의 사회로 전환하는 기회가 되려면 한 가지 전제조건이 먼저 충족되어야 합니다. 일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작하는 기회로 생각할 수 있도록 기본소득과 같은 복지제도를 통해 모든 사람들의 일정 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일자리 감소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베르나르만의 주장은 아닙니다. <노동의 종말> 에서도 제레미 리프킨이 비슷한 주장을 제시했습니다. <노동의 종말>만을 읽었을 때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정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었지만, 비슷한 주장을 하는 또다른 학자까지 접하고나니 일자리 감소현상은 인류의 위기만은 아닐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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