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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자기소개서

장학금 자기소개서, 뽑히는 자소서 쓰는 방법 - "전공" 편

by 최숲 2018. 2. 3.

  제가 2학년 때 지원했던 일주재단의 장학금은 써야 하는 자기소개서 항목이 7개 정도였습니다. 될지 말지 모르는 장학금을 위해 A4 7장 분량의 글을 써야 한다니,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억울하기는 했지만 결국 7개 항목을 다 채웠습니다. 장학금 자기소개서를 다 쓰는데 거의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네요.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걸렸던 이유는 재단 측에서 요구한 7개 항목들이 다른 장학금 신청서에는 없는 것들이 많았고 깊게 고민할 것도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전공 선택 동기와 관심 분야에 대해 적으라는 항목이 있었는데요, 성적에 맞춰 지금의 전공을 선택했기에 마땅히 쓸 말이 없었습니다. 이 항목을 어떻게 채워야할지 고심하느라 장학금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일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가끔 장학금 자기소개서 중에서 '전공'에 대해 기술하라고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별한 의도를 갖고 현재의 전공을 택하신 분들이라면 이 항목을 술술 채워나갈 수 있지만 저와 같이 전공 선택이 기준이 성적이었던 분들은 이 항목이 엄청난 난관으로 여겨지실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약간의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전공 선택 동기& 관심분야 - 도서관 활성화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시키겠다는 꿈을 꾸다>

  → 1000자 이상의 글에는 항상 제목을 달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지금 문헌정보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면 사람들은 되묻고는 합니다. “그 학과는 뭐 하는 데에요?” 질문이 보여주듯 문헌정보학과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생소한 학과입니다. 그러기에 학생들에게 인기도 거의 없는 학과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보 형태 중 하나인 책이 갖는 중요성과 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해서 확신하고 있었기에 문헌정보학과로 진학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문헌정보학과에 들어온 후에는 이 학문으로 제가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 장학금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는 선의의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제가 성적에 맞추느라 '어쩔 수 없이' 현재의 전공을 택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 사실을 그대로 자기소개서에 반영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어떤 뜻'이 있어서 지금의 전공을 택했다고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한 번은 솔직하게 '지금의 전공은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고 복수전공을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 고 자기소개서에 쓴 적이 있었는데 여지없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지그문트 바우만의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를 읽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 특별한 뜻이 있어 지금의 전공을 선택했다고 거짓말은 했는데 그 특별한 뜻은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전공 수업을 듣다보면 이 전공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자연히 알게 되실 겁니다. 문헌정보학과의 경우에는 "정보 불균형"과 "오픈소스" 였습니다. 이 키워드들이 중요한 이유를 알기 위해 해당 키워드들이 메인 주제인 책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키워드들이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단어라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찾은 결론을 바탕으로 제가 전공을 선택한 동기를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라고 포장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전공동기가 없다면 1. 전공의 키워드를 찾고, 2. 그 키워드를 주제로 쓰여진 책을 읽고, 3. 책 속에서 말하는 해당 키워드가 중요한 이유를 자신의 전공선택 동기로 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현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의 집중은 더 심화되어 중산층은 사라지고 잘 사는 1%와 못사는 99%로 사회는 양분되게 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이슈는 굉장히 사회적인 것이지만 제가 불평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었습니다. 만약 나서서 무엇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여지없이 99%에 편입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듯이, 불평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불평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불평등의 원인에 관한 책을 직접 찾아서 읽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과 불평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을 보았습니다. 그 중 경제민주화를 말하다에서 많은 학자들이 미래 사회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킬 이유 중 하나로 정보 불균형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정보가 누군가에게 독점되어 지식으로서가 아니라 부를 창출하는 용도로 쓰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 소스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 나서 저는 도서관이 떠올랐습니다. 도서관은 최초로 오픈 소스가 가능하게 한 기관이라는 의의를 가집니다. 따라서 오픈 소스의 형태로 정보를 생산해야하는 미래 사회에서 도서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종이가 사라지고 모든 자료가 디지털화 된다는 근시안적인 이유에서 도서관이 필요 없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도서관이 갖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에 대해 알려주고 싶습니다. 또한 도서관을 더욱 활성화 시켜서 정보 불균형으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문헌정보학과로의 진학은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가 찾은 문헌정보학의 키워드는 "정보 불균형"과 "오픈 소스"라고 말씀드렸죠? 저의 경우 전공 수업 3개 정도를 들으니 전공의 키워드를 자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아직 들은 전공 수업이 몇 개 안되어서 전공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거나, 전공 수업을 많이 들었어도 전공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이라면 교수님과의 면담을 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교수님께 어떤 계기로 지금의 전공을 평생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는지 면담을 통해 물어보세요. 교수님의 답변을 참고하여 자기소개서 항목을 작성할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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